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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조차도 놓지마라, 꽃들 포개지도 마라

해미일 2024. 3. 21.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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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다, 용서하지 마라 - 김의곤 (이태원 참사 추모시)

 

이태원 173-7

그 좁은 골목길에 꽃조차도 놓지마라 꽃들 포개지도 마라

 

겹겹이 눌러오는 공포 속에서 뒤로...뒤로...뒤로...

꺼져가는 의식으로 붙들고 있었을 너의 마지막 절규에

꽃잎 한 장도 무거울 것 같아 차마 꽃조차도 미안하구나

 

얼마나 무서웠겠니 그 밤 얼마나 원통했겠니 그 순간

하고 싶은 일, 이루고 싶은 꿈을 두고 마지막까지 안간 힘으로 버티며 살갗을 파고 들었을 네 손톱이 가슴에 비수처럼 꽂히는구나

 

304명 생때같은 아이들

하늘의 별로 떠나 보낸지 얼마나 됐다고... 또 다시 너희들을 허망한 죽음으로 내몬 어른들의 안일과 무책임이 부끄러워

이젠 슬픔조차도 변명마저도 차마 드러내 보일 수가 없구나

 

그 골목에 아무 것도 놓지마라!

 

 

허울 좋은 애도의 꽃도 놓지마라!

안전도 생명도 탐욕이 덮어버린 이 나라에 반성없는 어른들 끝없이 원망케 하라!

그리하여 아이들아 용서하지 마라!

참담한 부끄러움에 울고있는 우리를......

 

이태원역 계단  -  벽면 양쪽에 추모의 글이 적힌 메모지들

 

 

추모의 글과 꽃들
추모의 꽃들

 

골목 낮은 곳에서 본 모습
골목 높은 곳에서 본 모습

 

두 번째 방문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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