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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미일 2024. 8. 20.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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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고발 검사,

10년의 기록과 다짐

 

 

 

 

 

 

 

 

 

 

 

저자 임은정 | (주)메디치미디어 | 2022.7.22 

 

 

 

승진을 해서 떠나가는 동료, 후배들을 환송하면서 임은정 검사는 

그저 짤리지 않았음에 행복해 한다.

다른 사람들 처럼 불의에 눈감고 조직에 순응했다면

탁월한 능력과 인내심으로 그들보다 더 높은 자리에 안착했을텐데

시대의 아픔을 외면하지 못한 그의 헌신과 희생에 빚진 마음이 든다. 

임은정검사가 정의를 위해 투쟁하는 양심적인 검사인 줄은 알고 있었지만

책을 통해서 그가 짊어진 짐이 얼마나 버거운 것인지 알았고

그 길이 너무도 고독하여 가슴이 아팠다.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다.

 

부장으로 승진하여 전출하는 동기들과 부부장으로 승진하는 후배들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며 외쳤습니다. "나 안 짤렸어!" 아마 그날 전출식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저였을 겁니다. (p.135)

 

날마다 투쟁의 역사를 쓰고 있는 그 마음이 어떨지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난 그저 '난중일기' 같은 이 책 한권을 겨우 사서

그렇게 숟가락 하나 얹고 티끌만큼의 내 미안함을 덜어내어 본다.

책의 행간에서 그의 따뜻함이 묻어나온다.

용기는 겁이 없는 것이 아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싸우는 것이라고 했던가

매순간 선택의 갈림길에서 자신의 유불리 보다는 옳고 그름을 생각한 사람

무섭지만, 자신의 양심에 따라 행동한 사람

이 사람을 위로해 주고 싶다.

우리를 대신해서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가는 그 고단함에 대하여... 

 

임은정 검사는 '도가니' 검사로 알려지며 한때 잘 나가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2012년 과거사 재심 '무죄구형'을 계기로 검찰 내부의 골칫덩이로 급부상한다.

기소독점권과 수사권을 공정하지 못하게 휘두르는 검찰에 자성의 목소리를 내면서

검찰조직 내부에서 공공의 적이 되어버렸다.

검사는 어떠한 잘못을 저질러도 덮어버리거나 솜방망이 처벌로 갈음하고

권력의 입맛에 맞추어 수사하고 구형하는 '유권무죄'의 행태를 지켜보다가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을 옳지 못하게 사용하는 검찰을 향해 쓴소리를 한다.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 게시판을 통해 지속적으로 내부 고발을 하면서

선.후배, 동료 들의 조롱과 비난 속에 조직 내 조리돌림을 당하기 일쑤다.

임은정 검사에게 동조하거나 교류하는 검사들을 색출하여 불이익을 주는 현실은

그를 철저히 고립시켰고, 부패한 검찰 조직은 어느 순간부터 고독한 싸움터가 되어

버렸다. 철저한 근태관리, 어마어마한 벌배당에 시달리면서도 실수하지 않기 등 

7년 마다 찾아오는 '검사 적격심사제'에서 작은 빌미라도 줄까하여

그의 하루하루가 치열하다.

검찰과 사법부 조직의 부조리와 부패를 견디지 못하고 그 곳을 떨치고 나와, 

밖에서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있지만,

온갖 핍박을 받으며 검찰 내부에서 투쟁한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며,

그 누구에게도 그렇게 해달라고 요청할 수 없는 일이다.

그렇지만 주권자인 국민에게 무기가 되어 줄 수 있는 건

썩은 조직 내부로부터 환부를 드러내어 그것을 도려낼 수 있게 하는

임은정검사 같은 존재들이다.

 

그의 난중일기에 기록된  대 검찰 투쟁사는 다음과 같다.

 

* 내부고발 - 이프로스 게시판 글 올리기, 경향신문 정동칼럼 연재, 언론 인터뷰 등

 

* 2012년  9월 - 민청학련 사건 박형규 목사의 대통령긴급조치위반 등

                         과거사 재심 사건 무죄 구형, 과거사 반성 논고

 

* 2012년 12월 - 1962년 유죄선고를 받은 진보당 간사장 윤길중에 대한

                          재심 결심공판에서 무죄 구형

 

* 2013년  2월 - 대검 감찰본부는 직무상 의무 위반, 품위 손상 등으로 법무부에

                         임은정 검사의 정직 청구 -> 법무부는 정직 4개월 처분을 내림

                          -> 이에 대하여 서울행정법원에 징계처분취소 소송을 제기함

* 2017년 10월 - 징계취소 소송에서 최종 승소함

 

* 2017년 12월 - 검사의 이의 제기 절차 등에 관한 지침을 만들게 함

 

* 2018년  3월 - 대검 감찰제보시스템에 검사 직무유기, 직권남용 징계 및 수사 요청

                         -> 2018년 5월 - 2015년 김형령 전 부장검사와 진동균 전 검사의

                             성폭력 범죄를 은폐한 자들에 대한 징계와 수사 요청

                         ->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 접수

                         -> 2019년 5월 - 2016년 부산지검 귀족 검사의 고소장 위조 등

                             은폐 사건을 가지고 경찰청으로 감

 

* 2019년  4월 - 위법한 징계, 검사 블랙리스트 피해 등에 대한 국가배상 소송을

                         제기하고, 고발장과 공익 신고서 제출

 

* 2020년  9월 - 검찰의 모해위증 교사 의혹 사건 담당

 

* 2021년  7월 - 법무부 감찰담당관으로서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에

                         부산지검 고소장 위조·은폐 사건 부패신고

                         -> 권익위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수사 의뢰

                         -> 2022년 9월 - 공수처는 사문서와 공문서 위조 혐의로

                             윤혜령 전 검사 기소

                         -> 2023년 6월 - 공수처는 해당 전직 검사에게 징역 1년 구형

 

임은정 검사는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검찰이라는 조직은 일개 검사가 상대하기는 너무나 폭압적이고 견고하지만

디딤돌 판례로 선례를 남기고, 없던 지침도 만들어 가면서

그 불의한 철옹성에 작은 균열이라도 내기 위해 자신을 갈아넣었다.

국민으로 부터 부여받은 검찰권력은 오직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실체적 진실이자 사법 정의인 정답과 채점자가 정답으로 처리하는 답이 달라

선택의 갈림길에 설 때, 비로소 진짜 검사인지 여부가 판가름 납니다. (p.19)

 

일반 시민이 잘못인 줄 몰랐다고 변명하면 양심불량이라고 엄벌하는 검찰이

정작 검찰 간부들이 그리 변명하면 고개를 끄덕이며

'당신이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면 잘못이 아닌 것'이라고 감싸줍니다. (p.107)

 

'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서 재심 권한 사건 중

공동 피고인들의 재심 무죄 판결이 있었음에도 당사자가 재심 청구하지 않은

사건에 대해, 검찰이 순차 직권으로 재심을 청구하고, 실질적인 유.무죄 구형에

노력하겠다'는 내용입니다.

....정권 교체 여파가 이제야 검찰에 당도했구나 싶어 씁쓸했습니다.

언론에서도 정권 코드 맞추기로 의심했지요. 과거사 반성을 지속적으로 촉구해 온

내부자로서 검찰의 코드 맞추기임을 인정합니다. (p.140~141)

 

'세상은 물시계와 같구나, 사람들의 눈물이 차올라 넘쳐야 초침 하나가 겨우

움직이는 구나, 사회가 함께 울어줄 때 비로소 역사가 한 발을 떼는구나'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p.185)

 

법무부 장관에게 지휘권 발동을 건의하는 메일을 보내는 등 분투하던 저로서는

검찰개혁을 가치로 내건 문재인 정부가 왜 검찰의 폭주를 방관하고 내버려 두는지,

그런 간부들을 왜 승진시키는지 참으로 야속하더군요. (p.196)

 

유권무죄의 역사는 참혹하도록 질기고 끔찍하도록 유구합니다. (p.201)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에 대해 낙제점을 주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닐 겁니다.

인사 참사도 그러하고, 판결로 검찰 잘못임이 확인된 사안에서조차 관련 검사들에

대한 인사 조치를 비롯한 문책을 제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p.204)

 

피해자인 유우성은 7년간 법정을 오가며 지옥을 해매었는데,

가해자들은 여전히 안녕하고 무탈합니다. 검찰은 책임을 묻는 조직일 뿐 

책임을 지는 조직이 아니니까요. (p.205)

 

검찰의 거짓말에 속지 않는, 깨어있는 시민의 날선 감시와 비판만이

검찰을 바꿀 수 있겠지요. (p.206)

 

가해자에게 관대하고 피해자에게 용서와 화해를 강권하는 풍토에서...

사과는 가해자의 의무이고, 용서는 피해자의 권리입니다.

국가 폭력의 피해자들 앞에 검찰을 포함한 가해자들과 악의 승리를 방관한

우리 사회의 진심 어린 반성문을 백비에 새겼으면 좋겠습니다. (p.209~210)

 

항명으로 인한 불이익도 두렵지만, 복종으로 인한 불이익이 더 크면,

검사들도 결국 이의 제기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을 테니까요. (p.222)

 

검사동일체 원칙은 아직도 확고한 검찰의 현실이고, 기소독점권과 수사권으로

쌓아올린 검철의 방어벽은 너무도 강고합니다. (p.223)

 

검찰은 검찰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했던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정치권으로부터의 독립을 주장하다가, 검찰을 권력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호위 무사를 자처했습니다.

검찰의 변신은 검찰 공화국을 사수하는 카멜레온의 보호색과 같습니다. (p.245)

 

검찰과 주류 언론이 일심동체가 된 지 오래인 걸 알았지만, 겪을 때마다 놀라고

걱정스러워 한숨이 나오네요. 검찰이 이 지경인 데에는 언론이 언론다움을

잃어버린 탓도 크지요. (p.266)

 

검찰을 바꾸기 위해, 최소한 유의미한 선례라도 만들기 위해

국가배상 소송도 제기하고, 대검 감찰제보시스템을 통한 감찰 요청,

국민권익위원회 등에의 민원 제기, 형사 고발 등 모든 수단을 동원했습니다.

(p.285)

 

인간은 여러 유형이 있지만 어떤 성향의 사람들은

자신만의 도덕적 기준과 그 한계선이 있어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그 것을 벗어난 상황을 마딱드렸을때 자신을 내버린다.

노무현 대통령과 노회찬 의원이 그러했듯...

누군가는 파렴치한 악을 행하면서도 부끄러운 줄 모르고

또 누군가는 한 점 부끄러움 때문에 목숨을 버리기도 하는 것이다.

 

보통 자신이 속한 조직의 안위와 그 속에서 자신의 성공을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임은정 검사는 조직의 부패하고 기만적인 행태를 겪으며

기어이 양심적인 내부고발자가 되는 길을 택한 사람이다.

부도덕으로 인해 받을 양심의 고통이

핍박과 따돌림 보다 더 고통스러운 것이다.

 

우리는 부당한 명령에도 스스로 판단하여 옳게 결정할 책임이 있다.

명령이라는 구속력으로 자행되는 비인륜적인 것들을 거부할 책임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불의한 행위가 공권력 집행에 따른 것이라 해도 결코 면죄부가 될 수 없다.   

그렇지만 현실은 다르다.

우리는 명령권자의 명령에 불복하기 힘들며

내가 속한 집단의 이익과 다른 방향을 바라보기도 힘들 것이다.

그런데도 임은정검사는 그 일을 고독하게 해내고 있다.

 

발딛고 선 곳의 추악함에도 뿌리내린 한 송이 꽃처럼

허락된 한 줌의 토양 위에 그는 오늘도 꿋꿋하게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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