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3/29 13:52
정의란 무엇인가 (마이클 센델)
생각할 거리를 안겨주는 책이다.
나름의 독서를 통해 사상적인 글에는 제법 익숙해졌다 생각했는데
책 중반부터 텍스트에 집중하기 쉽지 않았다.
이 책은 내가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어떠한 의식과 덕성을 지녀야 하는지 짚고 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 원리가 우리 일상생활 전반의 준거기준이 돼버린 지금
오로지 경제적 가치에 매몰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은 무엇인지,
돌아보고 챙겨야 할 사회적 가치는 무엇인지, 고민거리를 안겨 준다.
또한 한 사회 구성원으로서, 한 국가의 국민으로서
적어도 내가 이 사회 또는, 민족과 국가에 빚진 것들은 무엇인지 성찰하고,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정의를 위해 연대하고 공동선을 이룰 때
우리 삶의 환경이 조금이라도 건강해질 것이라는 메시지를 남긴다.
이 책이 말하는 정의에 대해 삼분의 일 정도라도 이해했다면 잘 한 것 같다.
그래서 책 말미의 결론 부분과 해제 부분 중 일부를 메모해 보고자 한다.
책 한 권을 요약하기엔 내가 이해한 부분이 너무 얇은 탓에,,,
- 책 본문 인용 -
< 정의를 이해하는 세 가지 접근법 >
1. 공리주의적 접근 방식 (제러미 벤담)
- 정의란 공리나 복지의 극대화, 즉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추구하는 것
- 문제점 : 정의와 권리를 원칙이 아닌 계산의 문제로 만드는 것
인간의 모든 선을 하나의 통일되는 가치 척도로 환산해 획일화하여,
그 질적인 차이를 고려하지 않는 것
2. 자유에 기초한 이론 (이마누엘 칸트, 존 롤스)
- 정의란 선택의 자유를 존중하는 것
자유 시장에서 실제로 행하는 선택
사람들이 원초적으로 평등한 위치에 있을 경우(무지의 장막 뒤에서) '하게 될' 가상의 선택
- 문제점 : 권리를 중요시하며, 정의는 단순한 계산 이상이라고 주장한다.
존중받을 가치가 있는 권리를 가려내는 것 이상으로,
이 이론들은 사람들의 기호를 있는 그대로 인정한다.
우리가 공적 삶의 영역으로 가져오는 취향과 욕구에 의문을 가지거나 시험해 보라고 요구하지 않으며,
전통적 삶의 영역까지 시장 논리 및 시장 친화적 사고가 파고든다.
3. 정의란 미덕을 키우고 공동선을 고찰하는 것 (아리스토텔레스, 마이클 센델)
- 결론적으로 저자가 지향하는 방법이다.
-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의 미덕과 좋은 삶
덕이 있는 사람은 올바른 것에서 쾌락과 고통을 느끼는 사람이다.
도덕적 미덕을 위한 좋은 습관, 그리고 '실천적 지혜'라고 칭한 지식이 필요하다.
결론)
정의로운 사회는 단순히 공리를 극대화하거나 선택의 자유를 확보하는 것만으로는 이룰 수 없다.
그 과정에서 생길 수밖에 없는 이견을 기꺼이 수용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정의에는 어쩔 수 없이 판단이 개입한다.
정의는 올바른 분배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올바른 가치 측정의 문제이기도 하다.
시장이 사회 제도를 지배하는 규범을 멋대로 다시 쓰길 원치 않는다면,
시장의 도덕적 한계에 대해 공개적으로 토론할 필요가 있다.
빈부 격차가 지나치면 민주 시민에게 요구되는 연대 의식이 약화된다.
공적 영역이 공동화되면, 민주 시민 의식의 토대가 되는 연대와 공동체 의식을 키우기가 어려워진다.
불평등이 시민에게 미치는 결과와 그것을 바로잡을 방법에 초점을 맞춘다면,
비슷한 소득 재분배 주장으로는 불가능한 정치적 견인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는 분배 정의와 공동선 사이의 연관성을 조명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최근 수십 년간 우리는 동료 시민의 도덕적. 종교적 신념을 존중한다는 것은
그 신념을 모른 척하고, 방해하지 않으며, 공적 생활 영역에서 그것을 가급적 언급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그렇게 회피에서 나온 존중은 피상적인 존중이다.
그런 태도는 도덕적 이견을 실제로 회피한다기보다는 흔히 억누른다고 볼 수 있다.
그리하여 반발이나 분노를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이는 공개 담론의 질을 떨어뜨리고, 이 뉴스 저 뉴스에 휘청거리게 하며,
추문이나 자극적인 기사 또는 하찮은 소식에 정신이 팔리게 만든다.
도덕적인 참여 정치는 회피하는 정치보다 시민에게 더 많은 이상을 불어넣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의로운 사회 건설에 더 유망한 기반을 제공한다.
센델 교수가 중요시하는 공화주의적 덕성을 갖춘 시민이란,
다원적 세계에서 복합적 정체성을 갖고 살아가는 법을 아는 사람이고,
현실에 대해 공감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며, 남과 대화를 통해 의견을 함께 형성할 줄 아는 사람이다.
자신이 봉착한 사안에 대해 가치의 문제를 자신의 관점에서 실질적으로 고려하고 소통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공리주의는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 사회의 기본 원리를 이룬다.
공리주의를 비판적으로 검토한다는 것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문제의 뿌리를 점검하는 일에 해당한다.
이는 현대의 자본주의 사회가 가진 문제점에 대한 근본적인 반성을 요구한다.
우리는 관점의 다양성을 잘 살펴야 한다.
모든 경우에 적용될 수 있는 '하나의' 완전한 철학이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우리에게는 철학적인 원리, 특수한 상황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의 입장과 관점에 대한 고려
이 세 가지를 종합적으로 아우르는 것이 필요한 셈이다.
책을 다 읽고 내가 메모한 내용은 이렇다.
'내가 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살아가면서 나누어져야 할 정의의 책임에 대하여 생각하게 된다.'
센델 교수는 줄곧 우리에게 우리의 문제를 스스로 고민하고 자신의 입장을 수립하라고 요구한다.
'정의란 무엇인가'는 바로 이런 노력을 하는 시민들에게 결정적인 도움을 주는 책이다.